# 내가 해설지를 썼던 CD를 듣고 있다는 후배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정명훈 선생의 “환상 교향곡”인데 95년에 발표된 DGG의 야심작이었다. 95년이면 결혼전 총각시절인데 당시 잡지, 방송, 음반 해설지등으로 돈을 벌어서 유흥비로 썼던 기억이다.

# 이 음반은 우리나라에서는 1천장도 판매되지 않은 반면, 일본에서는 무려 2만장이 나갔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인데, 일본의 음악애호가, 오디오파일 취향에 맞는 연주이자 레코딩이다. 자연스러우면서 달콤한 소노리티, 귀에 거슬리지 않는 악음의 밸런스. 어찌보면 그냥 무난한 사운드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세부적인 조탁이 훌륭하게 이루어진 고급스런 앙상블이다.

# 한편 평론가의 입장에서 이 음반의 진가는 함께 수록된 뒤티와의 “메타볼”이라는 작품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란서 현대음악에 남다른 식견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정명훈 선생의 진가가 드러나는 레퍼토리라고 할 수 있다.

# 그나저나 옥수동 뮤직홀에서 CDP를 없애버린지 어느새 5년이 넘었다. 디지털을 안하니까 새로운 아티스트의 새로운 연주를 접하는데 소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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