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AGE TO LP12
# YH 아날로그 창업(?)의 계기가 되었던 OPUS 1 턴테이블은 “Linn LP12 리버스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LP12는 내가 8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들어본 꿈의 턴테이블. 후에 두세번 집에 들어 놓고 사용했었고, 나중에 오디오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LP12를 고쳐주기도 했다. LP12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소리가 좋은 턴테이블이라는 초심(?)을 잃고 웬만한 옵션을 다 넣으면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품으로 진화했는데, “그렇다면 내가 직접 만들어보겠다”며 몇 년간 부품을 모았고, 2017년에 완성하였다. LP12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는, 오마쥬의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는데, 그 중에서도 모터 구동부를 선택하는데 가장 큰 고생을 했다. 영국의 모업체, 중국의 모업체, 린의 오리지널 모터등을 사다가 실험해봤는데 내가 납득할 수 없어서 그냥 폐기처분했고, 나중에 여기저기 수소문하다가 홍콩에 거주하는 전직 에릭슨 엔지니어 Mr Tan이 개발해 놓은 모터 및 콘트롤 유닛을 채용하게 되었다. Mr. Tan도 Linn LP12의 열렬한 팬이자 오디오파일, 음악애호가이다. 결국 이 양반이 개발해 놓은 다양한 부품을 내가 ODM 공급받기로 계약을 하면서 YH 아날로그 턴테이블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 최근에 새로 셋업을 하면서 몇가지 변화를 주었다. 우선 스프링 텐션을 조정했는데 유연한 쿠션을 주는 통상적 방법 대신 다소 투박(?)하게 설정, 소리를 조금 조여주었다. 린의 오리지널 스테인레스 플래터는 YH 아날로그 공장에 부탁해서 분체도장을 한 다음에 고급 코팅으로 마감처리를 해서 스테인레스 특유의 “zing” 사운드를 없에 버렸다. 그 위에 올려놓는 매트는 기존의 펠트 재질을 치워버리고 영국의 사운드덱(Soundeck)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특수합금 플래터를 올려놓았는데 모터의 바이브레이션이나 노이즈가 시그널 체인에 전혀 전달되지 않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SPU 누드 카트리지 상단에 끼워 넣는 스페이서는 그동안 사용했던 독일제 장미목 재질 제품을 빼고 오르토폰의 오리지널 알미늄으로 고체했다. 네임 아로 톤암의 카운터 웨이트는 경량 버전을 사용하기로 했다.
# OPUS 1 턴테이블에 Naim Aro 톤암을 매칭하고 여기에 Ortofon SPU 카트리지를 누드로 장착한후 SME SPA1HL 포노앰프에 연결해서 만들어 놓은 아날로그는 나의 레퍼런스 사운드이다. 또 하나의 레퍼런스는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OPUS 4 턴테이블인데 세 개의 톤암을 장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서 다양한 조합의 아날로그 사운드를 테스트하기 위해 제작했고, 오로지 내가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기계이다. 그렇다면 이 둘 중에 어느 턴테이블의 소리가 더 좋을까. 내가 YH 아날로그 턴테이블을 디자인해서 제작하는데 있어서 궁극적인 목표중의 하나는 오리지널 LP12의 메커니즘, 사운드에서 불만스러웠던 점을 개선하는 것이었다는 말로 결론을 대신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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